우연히 구매하게 된 책.
'딸에게 보내는 심리학 편지'라는 제목이 마음에 와닿았어요.
아직은 어리지만 두 딸을 키우고 있고, 저 또한 딸이기에..
요즘 여러 가지로 마음과 머릿속에 힘듦을 가지고 있을 두 딸과 저를 위해 읽어보고 싶었어요.
30년 동안 미처 하지 못했던 그러나 꼭 해 주고 싶은 이야기들
이 책은 30년 넘도록 마음이 아픈 사람들을 치유해 온 정신분석 전문의인 한성희작가님이 쓰신 책이에요.
그냥 정신과 전문의가 그동안의 상담을 바탕으로 심리학 내용으로 적은 책이 아니라,
거의 40년 전 여의사가 거의 없던 시절, 의대를 나와 의사를 하며 그 시대에 워킹맘으로 딸아이를 키워온 엄마가 자신의 딸에게 해주고 싶은 말을 적은 책이어서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었어요.
저자는 언제나 함께 가까이 있을 것만 같던 딸이 미국으로 시집을 가서 그곳에서 살겠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그동안 가까이 있다는 생각에 미처 하지 못했던 말들, 하지만 꼭 하고 싶은 이야기들을 담고 있어요.
그동안 만나온 내담자 이야기도 예를 들어 공감이 되었고, 정말 엄마가 말해주는 거 같은 포근함 같은 느낌도 있었어요.
책이 처음 나온 지도 10년이 넘었는데 지금의 제게도 위로가 되어 준 책이었어요.
제가 가지고 있는 책은 예전 초반 버전인 거 같고,
검색해 보니 요즘엔 표지가 바뀌어 출판되고 있는 거 같아요.
책을 고를 때, 이 책이 읽고 싶은지 결정할 때, 책 표지도 한몫(?) 하잖아요^^
저는 책 제목도 끌렸지만, 식물 일러스트도 편안한 느낌이 들어 좋았고,
무엇보다 중간에 쓰여있는 "딸아, 무엇을 하든 그냥 재미있게 살아라"라는 말이 와닿았어요.
딸에게 보내는 심리학 편지 - 목차
목차 소제목들도 열심히 살고 있는 딸들이 관심 가질 만한 제목들일 거 같아요..
이제 막 사회에 나온, 사회에 나와 혼자서 열심히 부딪히며 살고 있는, 결혼을 하고, 아이를 키우고 있는 모든 딸들이 읽어봐도 좋을 책으로 추천드려요.
굳이 다 읽지 않아도 목차 보고 나에게 해당되는, 관심 있는 부분만 골라서 읽어봐도 위안받을 수 있는 책인 거 같아요.
읽어보면 뻔한 이야기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겠지만, 그래도 포근한 엄마품에 안겨 위안받는, 잘하고 있다고 토닥여주는 기분을 조금이라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책 내용 중에서...
긴 상이 있다
한 아름에 잡히지 않아 같이 들어야 한다
좁은 문이 나타나면
한 사람은 등을 앞으로 하고 걸어야 한다
뒤로 걷는 사람은 앞으로 걷는 사람을 읽으며
걸음을 옮겨야 한다
잠시 허리를 펴거나 굽힐 때
서로 높이를 조절해야 한다
다 온 것 같다고
먼저 탕 하고 상을 내려놓아서도 안 된다
걸음의 속도도 맞추어야 한다
한 말
또한발
- 함민복, '부부'
아무리 힘들어도 냉소적이 되지 마라. 냉소야 말로 절망에 빠진 너 자신을 벼랑 끝으로 몰고 가 결국 스스로를 망치는 주범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의지와 상관없이 어떤 상황에든 처할 수 있다. 불의의 사고로 신체 일부분을 잃을 수도 있고, 갑자기 사랑하는 사람을 잃을 수도 있다. 그 상황을 바꿀 힘은 우리에게 없다. 빅터 프랭클이 난데없이 수용소에 끌려가 강제 노동을 해야 하는 자신의 상황을 바꾸지 못했던 것처럼 말이다. 그러나 그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우리의 자유다. 안타깝게도 교통사고로 한쪽 다리를 쓸 수 없게 되었다고 치자. 그 상황에서도 살아 있다는 사실에 감사하며 제2의 인생을 살아갈지, 한쪽 다리가 없어짐과 함께 삶도 끝났다고 울부짖으며 스스로를 파괴할지는 우리의 선택에 달려 있다.
늘 좋은 일만 가득한 인생이면 좋겠지만 살다 보면 우리는 종종 나쁜 일을 경험하게 된다. 나쁜 일을 당하게 되면 사람은 부정적이 되기 쉽고 절망에 빠지게도 된다. 딸아, 살다가 힘들고 지칠 때는 기억하렴. 너에게는 그것을 이겨낼 힘이 있다는 것을. 그러니 너를 믿고 냉소가 너의 손을 잡으려고 할 때 과감히 뿌리쳤으면 좋겠다. 힘들어도 기꺼이 시련을 받아들이고 그것을 살아 낸다면 세상은 분명 너의 편이 되어 줄 것이다.
사람들은 히말라야 고봉과 싸우는 나를 보지만 나는 나 자신의 싸움을 봅니다. 나 자신과 싸워 이기는 것이 진짜 성공이기 때문입니다.
딸아, 아무것도 안 하면 실패는 없겠지만 대신 성공도 없다. 그리고 죽을 때 가장 후회하는 것은 실패한 일보다는 해 보지 못한 일이라고 한다. 그러니 두려워하지 말고 일단 뭐든 시도해 보는 네가 되었으면 좋겠구나, 나중에 후회를 덜하기 위해서라도 인생이라는 그림에 다양한 색깔을 칠해 보아야 하지 않겠니.
"스트레스를 줄이고 싶다면 항수와 변수부터 구분하는 게 좋겠습니다." 바꿀 수 없는 외부 요인은 우리가 어떻게 할 수 없는 항수의 부분이다. 그런 것들은 그냥 빨리 받아들이는 편이 낫다. 그리고 난 뒤 내가 바꿀 수 있는 변수에 집중해야 한다. 이때 변수를 쪼개고 쪼개서 할 수 있는 만큼씩 해결해 나가야 한다. 그러면 적어도 스트레스에 짓눌려 압도당하는 사태는 방지할 수 있다.
예전에는 이 말이 참 싫었지만 요즘은 힘들 때면 스스로에게 말한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 나쁜 일이 연속으로 터질 때는 시간이 흘러가기를 기다리는 게 최선이다. 내 힘으로 도저히 바꿀 수 없는 것은 그처럼 시간의 힘을 믿고 기다려야 한다. 괜히 바꾸려 들면 스트레스만 더 심해질 뿐이다. 그러니 어찌할 수 없는 항수는 바꾸려 하지 말고 그냥 받아들여라.
어쩌면 거절당한 상대방이 서운해하거나 뒤에서 욕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럴 때면 소설가 김훈의 말을 기억하렴. "사람들이 작당해서 나를 욕할 때도 나는 이렇게 생각했어요. 네놈들이 나를 욕한다고 해서 내가 훼손되는 게 아니고, 니들이 나를 칭찬한다고 해서 내가 거룩해지는 것도 아닐 거다. 그러니까 니들 마음대로 해 봐라. 니들에 의해서 훼손되거나 거룩해지는 일 없이 나는 나의 삶을 살겠다." 나는 이 이야기를 들을 때면 속이 다 시원해졌다.
딸아, 김훈처럼 세상이 너를 함부로 대하도록 허락하지 마라. 진정한 이기주의자란 자신의 길을 갈 뿐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법이다. 그러니 사람들로부터 부당한 대우를 받으면 그에 당당히 맞서라. 그래야 세상이 너를 만만히 보고 함부로 대하지 않을 것이다. 네가 스스로를 아끼지 않으면 어느 누구도 너를 존중해 주지 않는다는 사실만큼은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여러 번 실패를 경험했지만 누구보다 자기가 원하는 바를 이루는 데 전념했던 스티브 잡스. 그는 스탠퍼드 대학교 졸업식 연설에서 이렇게 말했다.
" 다른 사람의 삶을 사느라고 시간을 허비하지 마십시오. 다른 사람들이 생각한 결과에 맞춰 사는 함정에 빠지지 마십시오. 다른 사람의 견해가 여러분 자신의 목소리를 가리는 소음이 되게 하지 마십시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당신의 마음과 직관을 따라가는 용기를 가지라는 것입니다."
"인생 별거 없다. 재미있게 살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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